4년 전, 꽃내음이 가득했던 어느 봄날에 일면식도 없던 모모제인들이 공예동이라는 공동의 공간에 모였습 니다. 무엇 하나 닮은 점이 없을 것만 같던 각각의 아무개들이었지만, 우리는 작업실 불빛 아래서 많은 시 간을 함께 노력했고 서로의 노력을 격려해주었으며 개성들을 응원해왔습니다. 그렇게 우린 함께 성장해왔 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공예동을 떠나기에 앞서 지난날을 돌이켜봅니다. 어쩌면 공예는 삶에 대한 은유 가 아니었을까요.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끝없이 갈고 닦아 광을 내었고 불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견뎠 으며 요행을 바라지 않고 모든 과정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삶의 지반이 될 인 내와 지혜를 배웠습니다. 결국, 이는 우리 스스로를 부드럽고 찬란히 빛나도록 연마하는 과정과도 같았으 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과정의 결과를 졸업 전시를 통해 보여드리고자 하니 차곡히 쌓인 귀한 시간을 즐거이 감상 해주셨으면 합니다. 찬바람에 코끝이 아린 초겨울, 우린 다시금 각각의 아무개가 되어 흩어집니다.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 을진 모르겠으나 공예 작업을 통해 견고히 지반을 다진 우리 41명의 아무개의 삶은 쉬이 무너지지 않을 것 입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고뇌하고 해법을 찾아가며 삶을 개척해나갈 것입니다. 따뜻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졸업생 일동 모모제인 [某某諸人] ; 아무 모, 여러 제, 사람 인. 이는 아무아무 여러 사람들, 아무개 아무개의 여러 사람을 의미합니다.
RkJQdWJsaXNoZXIy MTA5MDQz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