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구 | K I M H Y U N G U “Impronta Dell’ Etere” 에테르의 흔적 Czech glass | Cast, fused and slumped | 270x180x180mm 투명한 유리의 심연 속에 잠든 이 형상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감각 “에테르” 의 흔적을 담고 있다.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감정의 진동을 색과 형태로 응결시 켰다. 휘어진 선과 붉고 푸른 결, 흩날리는 듯한 유리조각 들은 고요한 공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파동을 일으키며 보 는 이의 내면을 흔든다. 작품은 고체와 유동, 실체와 허상의 경계 위에 서 있다. 고 정되어 있지만 살아 있고, 닿을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한 다. 이 유리 덩어리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시간과 기억 의 층위를 투명한 몸에 새긴 하나의 ‘존재’다 작가는 이를 통해 묻는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현실이라 부를 수 있는가?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감정과 기운은 어디에 남겨지는 가?” Impronta dell’Etere는 그 질문에 대한 조형적 응답이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남겨진 흔적의 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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