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admin in designplus | 2013
[회화] 최현희 "Collection of the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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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97x194cm Oil on canva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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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162x97cm Oil on canvas 2010



사물에 비친 나(我)를

이주리│미술사

최현희는 극사실적 작품을 하는 작가이다. 유성 물감과 붓으로 캔버스 위에 묘사하는 고전적 방식으로 작업한다. 최현희는 대학 이후 줄곧 같은 작업 방법을 유지해 왔다. 개인적으로 그에게 언젠가 왜 이렇게‘답답한’작업을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작가는 “그게 나니까…… 이런 묘사가 재미있어.”라는 대답을 했다. 이 답답한 공간에 그는 자유를 그린다.
최근 3년간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형식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 다만 화면 안에 배경이나 그림자, 선택한 물체들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화면 속 자리한 그림자를 살펴보면 작가 자신 내적으로 성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현희가 수집한 사물은 모여 탑 모양을 이룬다. 화면 중앙에 자리잡고 앉아 물체들이 바닥을 붙이고 곧추 서 있는 모습은 초상화에서 사람이 위치한 자리와 비슷하다. 쌓는다는 행위는 작가에게 물체만 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쌓여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 물체들은 시간 더미를 이룬다. 궤적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을 쌓는다. 시간을 쌓아 눈으로 보여준다. 이것들은 관념적 시간을 시각화한 것으로 기억에 대한 퇴적물이다. 그 기억 덩어리로 정물을 그렸지만 자신의 감정을 물체들에 담아 자화상을 만들었다.

나는 최현희의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르네상스시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혹은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가 그린 초상화들을 떠올렸다. 캔버스 중심에 전통적 구도로 자리잡은 인물과 배경은 최현희 그림에서 전개하는 형식과 비슷한 느낌을 자아낸다. 르네상스 작가들은 철저하게 계산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싶어했다. 이러한 치
밀함이 그의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주제 이외 배경에 거리감을 표현하며 하늘로 묘사한 빈 공간은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는데, 최현희도 비슷한 방법을 구사한다.
배경을 비워두고 비교적 밝은 색으로 처리한 느낌을 라파엘 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의 작품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들 중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의 그림에서 화면 중앙에 인물이나 이야기가 전개되고 배경 색조는 차분하다. 서로 그림을 비교하면 치밀한 묘사와 상징적 내용으로 볼 때 충분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돌아오면 거기 있음
작가가 수집한 물건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다. 그 물건들은 정갈하게 쌓여 있다. 마구잡이로 쌓여 있는 것 같지만 들여다 보면 물체들은 조용하다. 반항하거나 소리 지르지 않는다. 마치 시간 순서를 기다리듯 다소곳이 서 있다. 그림에 나타난 물체들은 개인적인 의미를 담은 기호들이다. 주로 자유에 대한 동경을 나타낸다. 작가는 결혼 이후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 상황에 맞춰가야 하는 생활에 일종의 억압을 느낀 것 같다. 결혼한 여성이라면 새로운 환경과 가족에 대한 생경함, 나를 잃어버린 듯한 생각들을 가질 때가 있다. 최현희도 이러한 것들을 마음에 가졌고, 자유를 갈망하고 자아를 찾고 싶었다. 그러한 욕망이 작업으로 나타난다.

작품 대부분에서 더미 위 쪽에는 풀잎이나 식물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식물들은 숲을 상징하고 전통적으로 이상향, 혹은 피안의 세계이다. 최현희에게도 숲이라는 공간은 안심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온다. 1.숲에 있을 때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 드는데, 그러한 기분 좋은 상황을 동경한다. 새장도 자유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다. 작품 속 새장은 항상 열려 있다. 이미 새장 안에 새가 없는 것으로 보아 날아간 것이다. 열린 새장 문은 탈출구다. 하지만 그 안에 또 잎사귀들이 자리한다. 날아간 새는 새 장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힘든 외부에서 돌아올 피안의 세계, 열려 있는 그곳을 다시금 동경한다. 이렇듯 자유를 상징하는 것들은 커피, 구름, 전화기, 스피커, 책처럼 그가 편안하게 느끼는 물건들로 대체된다. 특히 거의 모든 작업에서 아래 부분에 자리 잡은 책은 작가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기억을 뜻한다. 책은 할아버지를 상징한다. 

최현희에게 다른 독특한 점은 아마도 할아버지와 연관된 기억인듯 하다. 그의 부모님이 바깥 일로 바쁠 때면 작가와 형제들은 할아버지께서 돌봐주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다른 가족들을 챙겨야 했기에,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어린 시절 마중이나 배웅은 할아버지께서 해주셨다. 그래서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특별하다. 할아버지께서는 늘 성경이나 책을 읽곤 하셨다. 그 기억이 화면 위 책으로 남았다. 부모님을 대신하여 하교나 외출에서 돌아온 작가를 맞아준 할아버지에게 따뜻함과 안정감을 느꼈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작가가 힘들 때 커피가, 음악이, 그림이, 그를 위로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 위로 받고 싶은, 찾고 싶은 본향은 할아버지이다. 작가가 선택한 오브제들은 그것이 우연한 선택인 것 같지만, 사실 자신에게 억압되었던 무의식이 회귀하는 것이고, 그때 회귀는 어떤 다른 대체물을 가피로 입고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발견된 오브제는 언제나 무엇인가의 대체물이고 대리물인 것이다.

유경희의 2010년 글에서는 최현희의 정물이 바니타스를 나타낸다 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전시 작품에 등장한 정물은 인생무상보다는 삶에 대한 적극적 표현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이상과 현실이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의지를 가지고 결국 그 이상을 나의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적극적인 의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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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90x145.5cm Oil on canva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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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100x65.2cm Oil on canva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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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60.6x91cm Oil on canvas 2012



어느덧 드러난 내면
최현희는 현대 작가 중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에게서 색조와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일상적 물체를 모아 한 덩어리로 나타내는 것은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초현실주의적 분위기와 화면 구성에 있어 마그리트(Rene Magritte), 데 기리코(Gergio deChirico)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색조와 그림자 표현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와 유사성을 찾고 싶다.
그가 제작한〈유리 탁자 위 정물화(Still Life on a Glass Table)>를 보면 최현희의 정물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호크니의 정물은 탁자 위에 열을 지어 널려 있다. 호크니는 이 작품에서 선택한 오브제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지만, 유리 테이블 위에 비친 오브제의 그림자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느낌(real feeling)은 유리판 밑에 일렁이는 그림자라고 이야기 한다. 이 그림자는 유리 테이블 위 고요하고 차분한 물체들과 대조를 이룬다.

최현희에게도 그림자는 매우 중요하다. 호크니가 감정을 그림자에 실었듯이 최현희의 정신적 변화도 그림자를 통해 읽을 수 있다. 그림자는 2010년을 전후로〈쌓기-일상>에서 보면 모양이 변화한다. 이 작품에서 그림자는 기존 그림에서 테두리를 뚜렷이 하지 않고 흘려 보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바닥 면과 정확한 경계를 이루며 주제 형상에 닮아가고 나무들을 암시했던 그림자가 기하학적 형태로 변모해 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나는 이 변화가 막연했던 환상적 공상이 실재화된 것이라 생각한다. 현실과 이상에 대한 괴리감이 줄어들고 작가 스스로 안정감과 자신감을 회복했다. 작가도 그림자가 기하학적 모양이되면서 오히려 작업하는 동안 자유로움을 느꼈다 한다. 이 점을 뒷받침해 주듯 이번 전시에 나타난〈Collection of the Mind〉(2012)에서는 물체들과 그림자 사이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물체들은 중력이 없는 듯, 혹은 차원이 다른 듯 쌓여 있다. 기존 작업들과 달리 그림자는 작아지고 사물이 쌓여 있는 형태도 다르고 벽에 마치 파고 들어갈 듯 붙어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불완전한 그림자들이 아니다. 이제 작가는 화면에 자신을 밀착시키고 더욱 더 굳세게 나아간다. 이 그림의 결론은 현재 탈출이다. 비교적 일찍 결혼한 작가에게 여성으로 삶이 쉽지만은 않았을 일이다. 지금 상황에 힘들어 하고 자유로이 작업하고픈 작가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지만 곁에 사람들이 그의 외침을 듣는 것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스스로 불평이나 비명을 지르는 것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 때면 마음 속에서 외치던 
최현희는 자기중심적언어(ego-centric speech)라는 용어에 대해 언급했다.

”이것을 말하는 이유는 나 자신과의 대화를 말한다. 내 감정이 들어 있는 물건들을 그려 가며…… 
그리는 행위에서 오는 자기와의 대화일 것 같다.”

피아제(Jean Piaget)는 유아가 자기중심 언어에서 성장하여 사회인지적 언어로 변화한다고 말한다. 정확한 맥락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최현희는 자기중심적 언어에서 벗어나 사회와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작한 셈이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가 더욱 나아가고자 한다. 현실과 이상을 일치시켜가며 한층 신나는 행보를 준비한다.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오롯이 드러내는 솔직한 작업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가 기존에 속내를 드러내는것에 주춤했던 시기라면 이제는 더 성숙한 모습과 자신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용기도 생겼다. 소리도 지르고 큰소리로 이야기도 하고 누군가와 과감하게 어깨동무하며 걸어갈 수도있다. 그가 쌓아 올리는 시간처럼 캔버스에 물감이 쌓여가며 드러날 그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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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 of the mind 33.3x91cm Oil on canvas 2012






나그네 13-04-17 19:02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그림... 멋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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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희 "Collection of the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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